샘물 같은 사람
- hnyworks
- 8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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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일정을 잘 마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옆자리에서는 아이 둘이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아내에게는 쉼을 주고 싶었으며,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다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돌아갈 시간이 되니, 결국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자꾸 생각납니다. 비행기 안에서 쉬고 싶기도 했고 식사 하고 싶지 않아 사양했더니, 승무원들이 간식과 음료를 더 챙겨주었습니다.
한 친구는 아버지의 장례로 서울에 머물며 장례를 치르고 유품을 정리하느라 만나기로 했던 광주에서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며, 식당으로 직원을 보내 저녁 식사비를 대신 계산해 주었습니다. 또 친구들과 지인들은 9년만에 훌쩍 큰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기도 하고, 부모님 댁으로 선물을 보내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수아에게 “아빠에게도 친구가 있구나”라는 의문을 풀어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내는 뉴욕에서 준비한 선물을 두 가방 가득 가져갔는데, 나누어 주고도 돌아오는 길에 짐의 개수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내가 받은 것에 비하면 내가 나누는 것은 참 작은 듯합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어른 김장하’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받아온 제게, 그분의 한마디 한마디가 깊이 다가왔습니다. “나도 돈을 심고 뿌려 사람을 거두는, 참 멋진 어른이되어야겠다”는 다짐이 뜨겁게 일어났습니다. 특히 떠나기 전날, 아버지께서 손주들에게 하신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샘물 같은 사람이 되어라.” 돈은 필요하고, 또 벌고 모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자신만을 위해 쓰지 말고 다른 사람을 위해 흘려보내라는 것입니다. 샘물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습니다. 샘물은 다른 이들의 목마름을 해결해 주고, 갈증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끊임없이 나누는삶, 그것이 바로 샘물 같은 삶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그런 곳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교회를 만나는 사람들이 “나도 저 사람들처럼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하게 되는 장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세상은 거창한 인물이아니라,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하나님의 특별한 사명과 사랑으로 준비된 사람들을 통해 굴러갑니다. 그래서 세상은 분명 더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김진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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