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살아 있는 것 같아!”
"아빠 나무는 원래 살아 있어..”
딸과 대화는 날 살아 있게 합니다.
나무를 보고 이렇게 가슴이 뛴 적이 없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쿼이아 국립공원에 있는 The General Sherman Tree를 보았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큰 나무를 본 것입니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 보다도 더 큰 나무입니다. 나무 앞에 서니 저절로 작아지며 겸손해 집니다. 나무 앞에서 자신의 키를 자랑하는 인간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나이테에는 나무가 살아온 스토리가 새겨져 있습니다. 대략 2210년을 살았던 나무의 나이테를 보니 적어도 80번 정도의 화재를 겪은 흔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긴 세월을 살아온 만큼 아픔과고난의 흔적도 깊었습니다. 그 시간에도 불에 타고 있는 나무들이 있었습니다. 가족들과 노을을 보러 Moro Rock에 올라가는 길에도 저 멀리 산불이 나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름을 붙여준 대표적인 나무들도 멋졌지만 불에 그을린 흔적을 그대로 온 몸에 새기며 견딘 나무들, 이름도 없이 묵묵히 서 있는 나무들에게 이상하게 더 시선이 갔습니다.
내가 이름을 지은 것도 아닌데 2000년 넘게 산 나무의 이름을 길어야 100년 사는 인간이 지어 주었다는 사실이 갑자기 부끄러웠습니다. 하늘 아래 부끄럼 없이 살아야겠다고 새삼스레 다짐해봅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사랑하는 교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겠다고 말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 오늘도 섭니다. 그 앞에 우리가 함께 서 있을 수 있음이 참 감사함으로 다가옵니다.
-김진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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