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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달력을 품다


어느 날, 저는 맨하탄을 향해 길을 나섰습니다. 집으로부터 10여 분 정도 도보를 걸어 전철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늘 사람들로 가득했던 지하철이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오늘 무슨 날인가?” ... 저에게는 지극히 평범했던 1월 16일 월요일, 그날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탄생일이었습니다. 미국의 공휴일이었던 것입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장 먼저 바꾸어야 하는 것은 달력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우리는 두 가지 달력을 사용합니다. 한국의 달력을 확인하고, 고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곳, 미국의 달력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의 생일과 기념일을 챙기고, 공휴일에는 멋진 휴가를 계획합니다. 그런데, 믿음의 공동체가 마음속에 품는 달력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교회력’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강절로부터 시작하여 예수님의 탄생, 생애, 죽음, 부활 그리고 성령 강림까지… 교회에서 의미 있게 여기는 절기를 기념하는 달력인 것이지요.

2월의 끝자락,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생애를 따라 함께 걷는 시기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믿음의 성숙을 위해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도전하기에 참 좋은 때이기도 합니다. ‘부활절’이라는 결승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40일의 믿음의 경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하늘’을 살아갈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는 교회의 달력을 품고, 매일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조나은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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