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을 지켜낸 꽃
- Jul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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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길을 걸으면 돌담을 자주 만납니다. 어떤 돌담에는 꽃이 피어있습니다. 울퉁불퉁 험상궂은 돌틈에 핀 다소곳한 꽃이 예쁩니다. 물질로 따지면 돌과 꽃이 극과극이어서 신비함마저 느낍니다. 한시의 한 절묘한 표현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壁危花笑立(벽위화소립). 위태로운 벽에도 꽃은 피어 미소짓는다는 뜻입니다.
꽃이 피어 미소짓고 있는 그 돌담 틈바구니를 들여다보면 의문이 생깁니다. "어떻게 여기서 꽃이 피지?" 먼저 돌 사이에 흙가루가 엷게 내려앉습니다. 흙이라 할 것도 없는 먼지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로 꽃씨가 바람을 타고 날아듭니다. 빗물이 돌틈에 흘러들어 흙을 적시니 꽃씨를 싹틔웠습니다. 돌틈으로 지나치는 햇볕이 잠시 들어와 양분이 됩니다. 어렵게 핀 꽃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자연의 신비함에 빠져들게 합니다.
돌담 꽃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은 교회에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게 합니다. 교회는 반듯한 벽돌로 쌓은 벽은 아닙니다. 모가 난 돌이 뒤섞인 돌담에 가깝습니다. 바라보면 위태로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기 다른 돌로 쌓아 올린 담이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돌과 돌 사이에 철심을 박아서도, 콘크리트로 채워서도 아닙니다. 돌담과 같은 교회의 틈바구니를 꽃과 풀의 뿌리가 채워주고 돌을 잡아주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우리 교회에서 김진우 목사님은 돌담에 핀 꽃이었다 고백합니다. 이 세월 하나님의 신비한 은혜를 증거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핀 꽃이 되어 우리 교회 안팎의 성도들을 기쁘게 하고 위로하고, 창조의 신비에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부르심에 담대하게 '아멘' 하며 나아가시기로 결단한 목사님을 바라보니 또 하나 한시 구절이 떠오릅니다. 懸崖撒手丈夫兒(현애살수장부아). 절벽에서 손을 놓아야 대장부란 뜻인데, 신앙의 언어로 의역하려 합니다.
돌틈에 피어 미소지으신 목사님. 험한 사목의 길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매달려 잡고 있던 익숙함에서 과감하게 손을 놓으신 김진우 목사님을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을 믿고 기도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길주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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